강도·강간·성매매·살인 잔혹한 10대. “해도 너무 하네”

10대들의 일탈행위가 날이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다. 청소년들이 저지른 일이라기엔 끔찍한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한다. 강도, 강간, 성매매 등 어른들이 하는 것은 뭐든지 따라하는 10대 청소년들. 급기야는 함께 지내던 지체장애 여학생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사건까지 벌어져 많은 이들을 경악케 했다. 피해소녀는 동거하던 또래 남자와 여자들에게 21일간 폭행당하다 결국 숨졌고 이들로부터 암매장까지 당했다. 심지어 가해청소년들은 피해소녀의 통장에 있던 정부보조금까지 꺼내 쓴 것으로 드러났다. 날이 갈수록 잔인함을 더해가는 10대들의 범죄행각을 좇아봤다.

 

정신지체 장애인인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운다는 이유로 20일 동안 감금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10대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성남 중원경찰서는 지난달 22일 정신지체 2급 장애인인 동거녀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살인 등)로 이모(18·무직)군과 이군 친구 3명 등 10대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해자 유모(16)양이 이군 등을 알게 된 것은 2007년 7월. 이들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났다. 유양은 지적장애 2급이지만 채팅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인지능력이나 행동능력은 크게 뒤처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팅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이들이 함께 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30일 유양이 가출한 이후부터였다. 유양은 이군을 따라 경기도 성남의 한 주택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10대들 범죄 갈수록 흉포화…장애소녀 살해 뒤 암매장까지
‘바람 피운다’ 의심해 동거하던 여친 20일간 폭행 후 살해
사주 받아 집단성폭행하고 강도자작극 벌이는 등 상상초월 범죄행각
경제불황으로 가출청소년 늘면서 범죄 노출된 청소년도 덩달아 증가

유양의 아버지는 딸의 가출사실을 알고 집에 돌아올 것을 권유했으나 유양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친구집에서 잘 지낸다”고 집에 갈 것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양을 따라 아버지를 만나러왔던 이군 등은 “딸을 주유소에 취직시켜 주겠다”고 아버지를 안심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군의 말과는 달리 유양은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처음엔 자신의 남자친구였던 이군도, 함께 지내던 이들도 잘 대해줬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들은 자신을 폭행하는 무서운 사람들로 돌변했다.

 

이군 등이 유양을 때린 이유는 유양이 이군의 친구 김군과 몰래 사귄다고 의심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왜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우냐”며 지난 2월26일부터 20여일 간 유양을 방에 감금한 뒤 잔인하게 폭행했다. 이들 4명은 2~3시간씩 의자에 묶어 놓고 흉기로 위협했고 문신을 새겨준다며 바늘로 찌르거나 줄넘기를 휘두르며 때리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급기야 지난달 18일에는 달군 숟가락과 젓가락 등 쇠붙이로 폭행을 하다 화상을 입혔고 결국 유양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러나 이군 등은 유양을 병원에 데리고 가기는 커녕 ‘꾀병부리지 말라’며 그대로 방안에 방치했고 얼마 후 유양은 숨지고 말았다.

 

“왜 바람 피워?”
감금·폭행하다 결국…

이후에도 가해자들의 잔인한 행각은 계속됐다. 숨진 유양의 시신을 인근 야산으로 가져가 암매장한 것. 유양의 시신은 숨진 지 3일 만인 지난달 21일 공원 환경미화원에 의해 발견됐다. 청소 도중 야산의 한 부분에만 풀이 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한 것.


경찰은 암매장지 부근에서 발견된 교통카드로 유양 신원을 확인한 뒤 유양 친구를 통해 알아낸 이군 거주지에서 시신의 손발을 묶는 데 사용한 것과 똑같은 노끈을 찾아내 이들로부터 범행 사실을 자백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군 등은 유양을 파묻은 다음날 유양 통장에서 35만원을 찾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유양은 지체 장애인으로 매달 정부에서 100만원가량의 지원금을 받았고, 이 돈이 통장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이군 일당이 돈을 찾아 쓴 것.


또래 친구를 살해한 것으로도 모자라 몰래 암매장하고 돈까지 빼 쓴 10대들의 행각은 많은 이들을 경악케 하기에 충분했다.


10대들의 잔인한 범죄행각은 이뿐만이 아니다. 어른들의 행각을 모방한 성범죄도 잇달아 벌어져 청소년들이 가진 성의식의 심각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심지어 “후배 버릇을 고쳐 달라”는 여중생의 부탁을 받고 집단성폭행을 한 10대들의 사건도 벌어졌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17)군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군 등에게 학교 후배를 성폭행하도록 부추긴 박모(15·중3)양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 등은 지난해 7월 중순 오전 4시쯤 부산 사상구 덕포동 김군의 집에서 이모(14·중2)양에게 술을 강제로 마시게 한 뒤 번갈아가며 성폭행한 혐의다. 박양은 이들에게 “손을 봐줘야 하는 후배를 불러줄 테니 성폭행하라”며 같은 학교 후배 이양을 김군 집에 오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10대 소녀에게 피임약까지 먹인 뒤 집단 성폭행을 한 10대가 덜미를 잡혔다.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박모(19)군 등 2명은 지난해 11월18일 오후 11시경 대구 남구에 있는 박군의 원룸에서 채팅으로 만난 A(16)양 등 3명에게 ‘뼈에 좋은 영양제’라며 피임약 3알씩과 술을 먹인 뒤 집단 성폭행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함께 있던 B(16)양이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휴대폰을 빼앗아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20시간가량 감금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잔인하게 또래 소녀를 성폭행한 청소년들은 대부분 죄의식조차 없어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성의식과 범죄의식에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위험한 청소년 성의식
성폭행에 성매매까지

절도행각도 예전에 비해 보다 치밀해졌다. 최근에는 강도에게 금품을 빼앗긴 것처럼 자작극을 벌여 자신이 일하던 편의점에서 금품을 훔친 10대들이 붙잡혔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모 편의점 종업원 김모(19)군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범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달 14일 오전 4시42분쯤 부산 명장동 자신이 근무하는 모 편의점에 복면하고 흉기를 든 친구 박모(19)군 등 4명을 들어오도록 한 뒤 계산대에서 현금 65만원을 꺼내 달아나도록 한 혐의다.

 

이들은 사전에 강도, 망보는 연락책, 피해자 등으로 역할을 나눠 수차례 연습을 한 뒤 실제 강도가 침입해 현금을 강취해 간 것처럼 가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편의점에 설치된 CCTV를 정밀 분석하는 과정에서 김군이 사건 직전 어딘가로 수차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4인조 강도가 들어왔는데도 태연하게 앉아 있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김군을 추궁한 결과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10대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것은 절도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여학생들에게 강제로 성매매를 시켜 돈을 뜯어내는 10대 포주들도 속속 등장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채팅 등으로 손쉽게 성매매를 할 남성을 구한 뒤 가출소녀 등을 꼬여내 감금시킨 뒤 성매매를 시키고 화대를 챙기는 방식으로 돈을 벌어들였다.

 

지난 3월 인터넷에 유포되어 충격을 줬던 ‘10대 알몸 동영상’을 찍은 목적도 성매매를 위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휴대폰으로 촬영된 짤막한 동영상 몇 편에는 나체상태의 여학생 2명이 가혹행위를 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옷을 입은 가해여학생들은 피해자들에게 서로의 뺨을 때리도록 지시하는가 하면 직접 폭행을 행사하고 면도칼로 몸을 긋도록 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행위가 이어졌다.

 

경찰에서 가해자들이 밝힌 동영상촬영의 목적은 ‘수월하게 성매매를 시키기 위해서’였다. 가해청소년들은 가출한 피해여학생들을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만나 모텔로 유인한 뒤 동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가해자들은 동영상을 빌미로 가출 여학생들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돈을 뜯기도 했다.


이들의 포주행각은 이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들 일당은 지난해 11월부터 가출 여학생들을 데리고 다니며 서울의 모텔을 전전했다. 그리고 인터넷 채팅을 통해 이들 여학생들과 성매매를 할 남성들을 찾았고 포주역할을 자행한 것.

 

이들은 서울 수유동의 한 모텔에서 13살의 여중생을 감금시킨 뒤 60여 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시켜 500여 만원을 챙기는 등 몹쓸 행각을 펼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 중 A양 등은 평소 알고 지내던 남자 선후배와 함께 조직적으로 성매매를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황과 양극화현상
범죄노출 10대 증가

이처럼 어른들의 범죄를 그대로 모방한, 때로는 더욱 잔혹한 10대들의 범죄가 갈수록 증가하는 이유는 뭘까.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원인은 성인과는 달리 다양한 점이 복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가정, 학교, 친구관계 등 여러 가지 관계에서 오는 불만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출과 범죄로 이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

 

여기에 핵가족화와 도시화가 계속되면서 청소년들을 보호하던 가족과 이웃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도 청소년범죄를 늘이는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이 가출청소년과 탈선청소년을 증가시켜 생활비를 벌기 위한 범죄가 늘어난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부익부빈익빈’의 양극화현상은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반항심과 함께 범죄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청소년문제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원인이 다양한 만큼 가정이나 학교에만 이들을 맡겨서는 안 된다. 경찰, 사회복지기관, 기업 등 다양한 기관들이 복합적으로 참여해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