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억 안마시술소 여재벌 행각 밀착추적

강남에서 안마시술소 운영하며 경찰에 수년간 뒷돈 바쳐
내연관계인 경찰관 인사청탁 위해 브로커에 돈 건네기도

서울 강남에서 유명 안마시술소를 하던 여사장이 검찰에 구속됐다. 5년여간 이 업소가 성매매를 알선해 벌어들인 돈은 무려 115억원. 이 업주가 백억대의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든든한 ‘빽’이 있었다. 성매매업소를 단속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업소를 비호해줬던 것. 이로써 뒷골목에 공공연히 자리 잡은 경찰과 업주 간의 끈끈한 유착관계가 드러났다. 심지어 이들 경찰 중 한 명은 여사장과 내연관계였던 것이 드러나 경찰의 부도덕성이 또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유흥업소가 즐비한 서울 강남의 뒷골목에서 유명 안마시술소를 운영하던 조모(40·여)씨와 남모(46·여)씨가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불법 성매매로 115억원이란 큰돈을 벌어들인 이들 여사장의 영업비결은 단속경찰관을 자신들의 손아귀에 두는 것. 이를 위해 업주들은 수년 동안 수천만원의 뇌물을 바쳐 온 것으로 드러났다.

 

뇌물에 ‘질끈’ 눈감아

조씨와 남씨가 강남에서 안마시술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2월부터다. 이들은 서울 역삼동과 논현동에서 K안마와 D안마를 운영했다.

 

수십명의 젊은 여성들을 고용해 사실상 성매매영업을 한 이 업소에는 연예인과 전문직 종사자, 기업인 등 수많은 단골이 끊이지 않았다. 카드 매출전표와 회계장부 등을 통해 드러난 이용객은 무려 6만명이 넘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이 4년 동안 강남 한복판에서 무리 없이 성매매영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막강한 힘이 이들을 지켜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업주들은 관할구역 경찰관에게 꾸준히 뇌물을 바쳤고 이 돈을 받은 경찰들이 너나할 것 없이 단속의 칼을 숨겨왔던 것.

 

이로써 유흥업소의 업주와 경찰 간의 고질적인 유착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특히 국내 최대 유흥가 중 하나인 강남에서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가 밝혀진 것에 많은 이들이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남씨가 경찰관들에게 뒷돈을 주기 시작한 것은 2006년 5월부터였다. 그때부터 2년 동안 남씨는 자신의 업소를 관할하는 논현지구대 경찰관들에게 한 달에 30만원이 든 봉투 3개를 건넸다. 목적은 하나였다. 자신의 업소 앞에서는 단속을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이 담긴 봉투였던 것.

 

남씨와 경찰관 사이에는 브로커 장모(41)씨까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를 통해 알게 된 경찰관들에게 뇌물을 준 것. 이런 방식으로 2년 동안 경찰의 호주머니에 들어간 돈은 2200여만원. 돈을 받은 경찰 중 한 명은 지구대 앞으로 업주를 불러내는가 하면 안마시술소 앞까지 찾아가 뇌물을 받았던 것으로 검찰조사 드러났다.

 

정기적으로 업주에게 돈을 받는 것으로도 부족해 한 경사는 체육대회를 빌미로 은근히 장씨에게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경사는 지난해 10월8일 지구대 체육대회를 하는데 음료수 값이 필요하다며 장씨에게 20만원을 송금받기도 했다. 이는 서울 장안동 안마시술소 단속에 맞춰 강남서가 ‘사행성 게임장 및 성매매업소 척결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단속 대상 성매매업소 236개를 지목한 직후에 벌어진 일이었다.

 

남씨는 또 지난해 10월 안마시술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서 뇌물을 줘야 할 경찰의 명단 등 로비 방식까지 인수인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새 인수자가 단속 담당 경찰에게 두 차례에 걸쳐 금품로비를 시도했지만 경찰이 돈을 돌려줘 무산된 일도 있었다.

 

남씨는 꾸준히 경찰들에게 뇌물을 바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남씨는 지난해 9월11일 저녁 강남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 소속된 한 경사와 강남구 청담동의 일식당에서 만남을 가졌다.

 

당시 남씨는 이 경사에게 현금 200만원을 건넸으나 경사가 완강히 거부해 수포로 돌아갔다. 남씨는 포기하지 않고 약 한 달 후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이 경사를 만나 현금 5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넸으나 역시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남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업소중 하나가 경찰단속에 걸렸을 당시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2500만원을 줬는데 당시 남씨는 무혐의처분을 받았고 동업자인 조씨는 벌금 1500만원이라는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검찰은 뇌물제공과 가벼운 처벌에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 사이에 낀 브로커 장씨 역시 업주에게 큰돈을 뜯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7월 단속에 적발되자 장씨가 업주에게 다가와 ‘경찰과 잘 알고 있으니 가벼운 처벌을 받도록 힘써 주겠다’며 돈을 요구해 4300만원을 받았다. 소규모 건설업체 부회장으로 알려진 장씨는 꾸준히 남씨 등에게 경찰과의 인맥을 과시하며 중간에서 다리역할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업주와 경찰 간 돈거래뿐만이 아니었다. 서울 방배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와 남씨가 내연관계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오랫동안 내연관계를 유지해 온 이들은 수년간에 걸쳐 수천만원의 돈이 오가는 사이이기도 했다.

 

내연남 인사청탁까지

뿐만 아니라 남씨는 브로커 장씨에게 2000만원을 건내면서 “A씨가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한 사실을 드러나 로비구조가 더욱 복잡하게 얽혀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이두식 부장검사)는 조씨와 남씨를 구속하고 이들에게 돈을 받은 6~7명의 경찰관을 소환해 뇌물수수와 성매매업소 단속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강남, 서초, 송파, 수서 등 서울 강남지역 4개 경찰서의 오락실과 유흥업소 단속 부서에 대해 특별감찰을 실시한다.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경찰의 안마시술소 유착 의혹과 관련해 이같이 말하고, “특별감찰 결과 업소 측과 유착관계가 드러난 직원은 원칙에 따라 엄중 처리하겠다”고 밝혔다.